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2024 정욱진/홍지희 첫공, 너무 좋아!

안녕하세요.
공부하는 덕후 공덕이입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3년만에 돌아왔습니다.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하고, 공연기간은 6.18일부터 9.8일까지 입니다.
어쩌면 해피엔딩도 참 많은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인데요.
가장 많이 알고 계시는 페어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작품에 나온 정문성배우 전미도 배우 일거라도 생각합니다. 저도 두분의 ‘사랑이란’ 영상을 보고 어쩌면 해피엔딩 뮤지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마침 올해 어쩌면 해피엔딩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 친구와 발빠르게 예매했습니다.
2024 어쩌면 해피엔딩 캐스팅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옛주인(제임스)를 닮아 오래된 잡지와 레코드를 좋아하고, 옛 주인이 언젠가는 자신을 데리러 오리라고 믿는 버려진 헬퍼봇을 위한 아파트에서 방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은둔형 헬퍼봇 올리버역에 정욱진, 윤은오, 신재범 배우님.
혁신적인 헬퍼봇이었지만 이제는 버려졌고 인간들에게 버림받아 사랑을 믿지 않는 시니컬한 헬퍼봇 클레어 역에 홍지희, 박진주, 장민제 배우님.

올리버의 옛주인이며 다정한 올리버의 친구역의 제임스에 이시안, 최호중 배우님.
올리버와 클레어역에 정욱진 배우님과 홍지희배우님만 기존에 경험이 있으시고 윤은오, 신재범, 박진주, 장민제
배우님 모두 뉴캐입니다.
저는 아예 첫공이기도 해서 경험 있으신 정욱진-홍지희 배우님 페어로 예매해서 다녀왔습니다.
(스포주의)
충전기가 고장나 옆집인 올리버 집 문을 두드린 클레어.
은둔형 올리버는 애써 무시하려 하지만 그럴 수 없고 클레어를 도와주게 됩니다.
매일 1시에 클레어에게 충전기를 빌려주고 5시에 돌려받으며 둘은 처음 으르렁 대던 관계에서 꽤 가까워지고 장난도 치며 친해지게 됩니다.
사실 올리버는 헬퍼봇 아파트 밖으로는 나가지 않고, (오직 자신의 옛주인인 제임스를 만나러 가기 위해 돈을 모으려고 비오는날 노란 우비를 쓰고 빈병을 줍는 외출 외에는) 우편 배달부 아저씨만 만나고 즉흥적인 것을 워낙 싫어하는 예민한 성격이기에 클레어가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클레어는 올리버가 옛주인인 제임스를 만나러 가기 위해 제주도로 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본인도 보고 싶은 반딧불이를 위해 제주도로 함께 가자고 올리버에게 제안합니다. 둘은 그렇게 제주도로 떠나게 됩니다.
사실 클레어는 올리버가 제임스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전 주인들에게 버림 받은 클레어는 제임스가 올리버를 버렸다고 생각하고 올리버가 상처받게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말 올리버가 제임스를 만나기 전에도 무슨 일이 일어나도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되뇌이듯 말하고, 정말 올리버가 제임스 집을 찾게 되자 니가 상처받을 거라며 올리버를 말리죠.
하지만 올리버는 제임스를 찾으러 갔고, 1년 전 제임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제임스가 죽기전 올리버를 위해 레코드 음악을 남긴 것을 발견하고, 제임스와 올리버가 단순한 주인-헬퍼봇 관계가 아닌 특별한 친구 사이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됩니다. 이 계기는 클레어가 올리버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둘은 제임스가 남긴 레코드 음악과 함께 클레어가 보고 싶어한 반딧불이를 보러 갑니다.
다시 서울로 돌아온 둘은 어색하게 헤어지지만, 곧바로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들어졌고, 서로 사랑하지 않기로 한 그 약속마저 어긴체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클레어는 300-500일, 올리버는 900-1200일 정도 수명이 남은 낡은 헬퍼봇입니다.
클레어의 몸이 삐걱일 때마다 올리버는 괜찮은척하며 클레어를 고치려하지만 그대로 무너지고 맙니다.
그런 올리버의 모습을 보며 클레어는 사랑의 시작을 후회하게 되고, 결국 둘은 만나기 전 기억으로 초기화를 하기로 합니다.
초기화를 하고 맞는 평범한 아침.
여느때와 다름 없이 루틴대로 움직이는 올리버.
그리고 예전과 같이 충전기가 고장난 클레어가 올리버를 찾아옵니다. 기억을 지웠으니 올리버는 클레어를 기억하지 못해야 하는데 올리버는 처음과 다르게 클레어를 집안으로 들이고, 마치 준비되어 있던 것 처럼 6를 위한 충전기를 내어줍니다.
본인이 먼저 고장날 것을 알고 있던 클레어는 올리버를 사랑해서 서로를 만나기 전으로 초기화를 하자고 제안했고,
클레어를 사랑했던 올리버는 초기화를 하지 않고, 모른척 그녀를 끝까지 사랑하기로 한거죠.
사실 이런 자세한 내용까지는 알아보지 않고 공연을 보러 갔는데, 올리버와 클레어가 서로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그 순간부터 차오르는 눈물과 훌쩍이는 콧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순수하게 간질간질 사랑에 빠진, 잠깐 한시도 떨어지고 싶어지 않아하는 두 로봇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클레어가 팔이 고장나 올리버의 레코드를 떨어트렸을 때 올리버는 애써 괜찮은 척하며 클레어를 의자에 앉혀두고 본인이 주우면 된다는 제스처를 취하면 되지만 뒤를 돈 올리버는 그대로 무릎을 꿇아 주저앉고 맙니다.
클레어에게 오래살 수 있을 거라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그 스스로도 마지막을 예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는 올리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이 그만 팡하고 터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마지막 초기화를 할때, 그래 어쩌면 이게 이 둘에게 해피엔딩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제임스라는 좋은 친구같은 주인을 만나 올리버는 꽤 행복한 삶을 살아냈을지 모르지만 클레어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마지막 서로 깨달은 사랑을 기억하지 못한다는게 마음 아프긴하지만 인간을 도와준다는 목적으로 태어난 ‘헬퍼봇’이 사랑하는 이를 두고 죽거나,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내는 슬픔까지 겪게 하는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초기화를 한 후 평소와 다름 없이 일어난 올리버를 보며 차라리 올리버는 지금 가장 행복한 순간일지도 몰라! 하며 생각했습니다.
클레어가 올리버 집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는요.
클레어가 지난번과 같이 올리버 집 문을 두들기고,
분명 원래의 올리버라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클레어를 집으로 들여보내는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세게 맞은 듯 했습니다.
사랑하는 클레어를 잊는게 더 싫었던 올리버는 그 아픔을 묵묵히 견디고 클레어를 지키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일만큼 아름답고 슬펐습니다.
또 한편, 올리버가 이렇게 멋진 결심을 할 수 있게 사랑을 알려준 친구 제임스도 정말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10분 동안 이별, 사랑 모두 함께 한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많이 사랑을 받는 작품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