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돌아온 사의찬미 뮤지컬 2024, 파도처럼 휘몰아치다!

공덕2 2024. 7. 7. 21:27

안녕하세요.

공부하는 덕후 공덕이입니다.

 

오늘은 뮤지컬 사의찬미 후기를 작성할까 합니다.

정말 보고싶었던 뮤지컬 중 하나였는데, 2024년에 돌아온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대학로에서 보고왔는데, 사의 찬미가 주는 그 몰입감에 빠져 정말 재밌게 관람하고 왔습니다.

 

 

정말 많은 팬들이 있는 뮤지컬 사의 찬미가 2024년에 돌아왔습니다.

 

사내 역에 정민, 유승현, 김준영, 김찬종

김우진 역에 주민진, 진태화, 임준혁, 홍승안

윤심덕 역에 최연우, 김려원, 이정화, 김수연

 

배우가 2024년 뮤지컬 사의찬미 캐스팅이 되었습니다.

 

저는 7월 7일 일요일 18시에 공연 관람했고

사내 역에 김준영 배우, 김우진 역에 진태화 배우, 윤심덕 역에 이정화 배우로 관람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매우 만족스러운 캐스팅이었습니다.

 

(스포주의)

 

뮤지컬 사의 찬미는 실존 인물인 김우진, 윤심덕에 가상의 인물 '사내'가 추가되어 만들어진 팩션입니다.

사실 팩션이라고 얘기하기도 애매하고, '픽션'에 가까운게 김우진과 윤심덕이 동시에 사라져서 화제가 된 것이지 실제로 둘이 인연이었다는 증거도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둘이 동반 자살을 했다더라, 사실은 둘이 함께 사라져 유럽에서 함께 산다더라 등등은 모두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카더라일 뿐입니다. 

 

다만, 극 중에서 보자면 '한명훈' 이라는 가상의 인물인 '사내'가, 조선 최고의 극작가인 '김우진'과, 조선 최초의 여성 소프라노 '윤심덕'을 엮어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게 만들어 결국 그 둘을 파멸로 이르게 하려는 내용입니다.

그가 자신을 소개하며 밝혔던 '한명훈'이라는 이름도, 와세다 대학교 재학생이라는 사실도 모두 거짓이고 그가 지금껏 커플을 엮어 비극적인 결말을 만들어 낸 것이 한두사람이 아니죠.

 

처음에 윤심덕과 김우진을 서로에게 소개하고, 춤을 추는 두 사람의 그림자 위로 '사내'가 인형극을 하는 듯한 연출은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좋았습니다.

 

점차 '사내'가 쓰는 극 대로 김우진과 윤심덕의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우진은, 극의 결말을 자신의 마음대로 바꾸려고 했으나 그 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자 극을 쓰기를 포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몇년 후에도 우진은 지금껏 자신이 사내에 의해 조종당해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우진'과 '심덕'의 비극적 결말이 사내가 원하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우진은 이 비극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바꾼 결말을 심덕에게 얘기하고, 우진과 심덕은 '자유'를 위해 바다에 몸을 던지게 됩니다. 

 

사실 줄거리는 매우 간략하게 표기한 것이고, 극 전체로 보았을 때 굉장히 입체적으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보는 내내 정말 몰입하면서 봤습니다.

특히 3분의 연기가 정말 몰입력이 있어 좋았습니다.

 

친구는 드라마 사의찬미를 정말 재밌게 보았는데, 드라마에서는 '사내'의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고 우진과 심덕의 관계성이 주된 스토리였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사실상 주인공이 '사내'로 보일 만큼, 사내의 역할이 매우크고 비중도 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내'의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이성적인 매력x, 캐릭터 자체의 입체성과 매력도가 매우 높다는 뜻)

 

김준영 배우님은 사실 처음 보았는데, 배우님이 키도 굉장히 훤칠하시고 매우 잘생기셔서 사내의 캐릭터가 굉장히 더 매력적으로 그려졌는지는 모르겠으나,

극을 이끌어가는 '사내'의 역할을 굉장히 잘 소화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극의 초반에는 굉장히 담백하게 극을 유쾌하게 풀어가시는데, 그런 장면 하나하나가 전체적으로 극이 무거운 '사의찬미'에서 긴장감을 놓을 수 있는 모먼트를 만들어주신게 아닐까 합니다. 연기가 능청스러운데 굉장히 담백해서 좋았어요 ! (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연기를 매우 좋아합니다. )

 

그런데 극의 후반부가 될 수록, '사내'의 감정이 폭발하면서, 배우님의 연기력도 함께 폭발하는데요.

가창력뿐만 아니라, 연기와 노래가 하나가 되어 대사 하나하나, 손짓 하나하나가 매우 흡입력이 있어서 정말 몰입하면서 봤습니다.

특히 배에서 우진,심덕과 대척점에 있는 그 장면에서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웠어요...

마치 제가 바다에 서 있고, 날 지켜보는 '사내'의 앞에 서있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의 찬미는 극에서 담배를 피는 장면이 매우 많이 나오는데, (금연초라고 합니다.)

담배연기가 극과 매우 잘 어울립니다. 후기를 보면 배우들이 담배를 매우 맛있게(?) 핀다는 그런 후기들도 종종 있던데, 사의 찬미 뮤지컬과 담배연기가 뭔가 예술적으로 너무 잘 어울려요! 3분의 배우 모두 담배를 피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사내가 피는 담배가 그 역할과 분위기에 매우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우진 역에 진태화 배우님도 직접 처음 보았는데, 배우님 확실히 경력직이라 그런지 연기를 매우 잘 하시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우진'이라는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은 캐릭터라고 느껴지나 마지막에 '우진'의 솔로곡은 정말 소름끼칠정도로 너무 좋았습니다. 우진과 심덕의 서사가 좀 더 이해가 가고 관계성이 더 잘 보였다면, 우진이라는 캐릭터가 좀 더 매력있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아가사에 이어서 두번째로 뵙는 '이정화'배우님.

배우님 등장하시고 첫 대사 내뱉으시고 바로 캐스팅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선 개화기 시절 , 조선 최초의 여성 소프라노 '윤심덕' 역에 정말 찰떡이시더라구요. 배우님 특유의 그 간드러지는 목소리가 너무 찰떡이었습니다.

연기는 사실 두말할 것도 없죠. 아가사에서도 정말 인상깊게 배우님의 연기를 봤는데, 이번 '사의찬미'에서도 배우님의 '윤심덕'은 정말 더할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김우진이 극중 유부남이고, 정확히 따지자면 윤심덕과 김우진의 관계는 불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만,

결국 마지막 자유와 창조를 위해 바다에 몸을 던지는 두 사람의 장면은 정말 인상 깊은 장면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의 만남부터 모든 것이 '사내'의 각본 속에 짜여진 대로 움직였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이 주는 엄청난 압박감과 공포감이 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잡고 '사내'의 '짜여진 극본'인 '배 안'에서 탈출하기 위해 과감히 배에서 뛰어내립니다. 

그리고 물 첨벙 소리와 함께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설사 그들이 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하더라도 '사내'가 짠 극본대로 죽지 않았기 때문에 그 죽음은 극 상에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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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찬미는 3명의 배우가 만들어가는 뮤지컬인데, 사실 이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만큼 사의찬미의 몰입감을 높여주는건 바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정말 휘몰아치듯 연주가 되는데, 정말 내가 출렁이는 파도와 비바람치는 배 위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몰입감 있는 음악들이 좋았습니다.

 

왜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의찬미'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은지 이해가 가는 극이였습니다.

뮤지컬 '사의찬미' 꼭 관람해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