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9년만에 돌아온 은저스, 박은태의 겟세마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첫공

공덕2 2024. 11. 11. 15:27

안녕하세요.

공부하는 덕후 공덕이입니다.

 

2024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정말 2024년은 굉장히 많은 뮤지컬이 있어서, 뮤지컬 덕후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 한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정말 올 초부터 꽤 많은 뮤지컬을 봤었는데요.

 

2024년 하반기에도, 그 은혜(?)가 끝이 없어 이번에는 돌아온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이토록 뮤지컬을 사랑하게 된 계기는 10몇년 전에 우연히 박은태 배우님의 모차르트 '내운명 피하고 싶어'를 듣고 나서였는데요.

그때부터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박은태 배우님이 본진으로, 배우님의 다양한 뮤지컬을 함께 관극하며 커온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겟세마네'는 배우님의 인생 넘버로 손꼽히는 곡 중 하나인데요.

제가 불행히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은저스는 못사였다가, 이번에 9년만에 은저스로 컴백을 하신다는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 동생과 부리나케 2024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은저스 첫공을 예매하였습니다.

무려 박은태 배우의 '겟세마네'를 라이브로 들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11월 7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합니다.

곤투모로우 관람 이후, 광림아트센터는 정말 오랜만에 방문했어요. 

 

 

지저스 크라이스트 전체 캐스팅 보드는 좀 길어서, 이 극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캐릭터 캐스팅 보드만 가져왔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리는 열두 제자들의 리더인 '예수', '지저스' 역에는 박은태 배우와 마이클리 배우가 더블 캐스팅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품에서 지저스와 대적하는 인물이자, 지저스의 명성이 불러올 결과와 가난한 이들을 걱정하는 열두 제자 중 한 사람 '유다' 역에는 한지상 배우, 윤형렬 배우, 백형훈 배우가 트리플 캐스팅이 되었네요.

 

지저스와 유다역에 캐스팅 배우분들 모두 뉴캐스트가 아니라 이전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캐스팅 되셨던 분들이더라구요.

모두다 경력직이신 만큼, 누구를 봐도 사실 좋을 것 같긴합니다.! (취향차이로 골라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앞서 말했든 박은태 배우의 겟세마네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박은태 배우를 메인으로 찍어두고 유다를 누구를 볼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사실 세 분다 너무 유명한 분들이라 누구를 봐도 좋으실 것 같긴 합니다! 저는 가장 빨리 보고 싶어서 첫공으로 예매했고 윤형렬 배우님의 유다로 관극했는데, 너무 좋았어요.

사실 윤형렬 배우님은 노트르담드파리의 '콰지모도' 역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요.

콰지모도 노래의 특성상 굉장히 저음의 목소리로 유명하신데, 사실 윤형렬 배우님의 다른 극을 몇번 봐보시면 배우님 목소리가 생각보다 그렇게 '저음'으로 노래를 하지도 않고, 고음도 굉장히 잘낸다는걸 아실 수 있으실 거에요 !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도 너무 좋아서,,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

 

한지상 배우님이야 워낙 유명하시고, 에전에 백형훈 배우님이 열린음악회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ost 부르시는거 보고 진짜 너무 잘하셔서 한번 보고 싶었는데 맞지 않아 아쉬웠네요!

 

참고로 이날 원래 마리아 캐스팅은 장은아 배우님이었는데, 김보경 배우님으로 교체되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장은아 배우님 헤드윅 때 보고 너무 반해서 또 뵙고 싶었는데 말이죠 ㅠ

개인적으로 김보경 배우님 발음이나 톤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아서 조금 더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 (근데 마리아 비중이 크지 않아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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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뮤지컬 극 이름에도 아실 수 있는 것 처럼, 

'성경'의 이야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유다는 사실 '배신자'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서양에서는 '이 유다 같은 놈'이 엄청난 욕이라고 하더라구요.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알고 나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내용이 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저는 비 종교인이라 그정도까지의 깊이있는 이해는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성경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공부를 좀 하고 갔더니 극 자체를 이해하기는 훨씬 쉬웠어요.

전체 송스루 뮤지컬이라 자세한 설명은 없어서, 성경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시다면 어느정도 알고 가시는게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종교인이 이 뮤지컬을 바라보는 시각과, 비 종교인이 이 뮤지컬을 바라보는 시각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비 종교인인 제가 이 뮤지컬을 바라 봤을 때는 어떠한 종교적인 신념 보다는, 여러 환경 속에서 인물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예수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고, 무조건 적으로 지지하고, 미래에 대해 알려달라고 소리치던 관중(시민)들이

예수는 전혀 달라진게 없는데, 나중에 되니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고 못을 박아라며 소리를 칩니다.

이건 사실 예수와 대중관의 문제라기 보다는, 현재 사회에서도 우리가 쉽게 바라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누군가의 얘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만들어내는 대로 믿는 것들, 그것에 쉽게 휘말리는 사람들.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의 가장 유명한 넘버인 '겟세마네'는 예수의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솔직함을 보여주는 넘버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무리 신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이 신의 뜻이라 하더라도 예수도 '죽음' 은 두려울 수 밖에 없었던 한 인간으로서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노래하는 넘버라고 생각합니다.

신(하나님)에게 대체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에 대해 울분을 토하듯 쏟아내는 그 노래가, 비 종교인의 가슴도 먹먹하게 했다면 어떤 느낌인지 와닿으실까요?

 

이미 10년전에 배우님이 겟세마네로 정말 최절정의 실력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했는데,

노래 스킬로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고, 이제는 정말 연기에도 물이 올라서 처절한 외침을 부르짖는 한 인간의 절규가 너무 잘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자신의 배신으로 잡혀간 '예수', 그리고 매질을 당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린 유다는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게되고,

자신의 제자 중에 한명이었던 유다의 모습을 보고 결국 무너진 예수도, 십자가 못에 박혀 죽게 됩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결말(예수의 환생)과 다르게, 예수는 십자가 못에 박혀 그대로 죽게되고, 유다가 환생을 하는데요.

십자가에 박혀 있는 예수와 반대로, 화려하게 옷을 입고 신나게 춤을 추며 환생의 노래를 하는 유다와의 그 관극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하는 그 아이러니함이 있었습니다. (극 중에서 일부러 그렇게 만든거겠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락 기반의 뮤지컬로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요.

정말 라이브로 연주해주시는 특히 그 기타소리에 정말 심장이 두근거릴 만큼 너무 좋았습니다.

 

넘버도 너무 좋고, 무엇보다 배우분들 목청과 성대가 걱정되긴 했지만 그만큼 황홀한 극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