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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뮤지컬 이프덴(If then), 수많은 선택 앞에 살아가는 우리

안녕하세요.

공부하는 덕후 공덕이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뮤지컬은 얼마전에 한국에서 재연 막을 내린 이프덴입니다.

 

뮤지컬 이프덴은 2023년 처음 한국에 초연으로 왔고, 주연인 정선아 배우가 결혼 및 출산 이후 첫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결국 그녀는 이프덴으로 24년 뮤지컬 어워즈 여자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 화제의 작품인 이프덴이 2024년 12월 재연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도 초연에 꼭 보고싶은 작품 중 하나였는데, 시기가 맞지 않아 보지 못했다가 재연도 막 내리기 며칠 전에 가까스레 보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이프덴은 주인공인 엘리자베스의 선택에 따른 '리즈'와 '베스'의 삶을 구분하여 보여줍니다.

 

도시계획가인 엘리자베스는 이혼 후 10년만에 뉴욕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우연히 마주친 조쉬와 사랑을 선택하는 '리즈'와, 뉴욕의 도시계획부서 부국장 자리를 선택하는 '베스'의 삶을 나뉘게 됩니다.

 

사실 두 개의 삶을 보여주는게 극 중에서 구분되게 잘 보여질까? 혼란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안경, 의상 등 배우들이 구분을 잘 해준 덕분에 전혀 헷갈림 없이 잘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주인공인 엘리자베스 역에는 정선아, 린아, 김지현 배우가 트리플 캐스팅 되었는데요.

유일하게 정선아 배우만 초연, 재연 모두 함께한 배우이고 다른 배우는 처음이었습니다.

정선아 배우의 이프덴을 너무 보고 싶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정선아 배우의 엘리자베스를 관람하러 홍익대 아트센터로 향했습니다.

 

공연을 다 보고, 왜 정선아 배우가 이프덴으로 여우주연상을 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출산 후 첫 작품으로 이프덴을 선택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요.

정선아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결혼과 출산 후 내가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말하는 소감과 그 의미가 이어지는 듯 했습니다. 

 

아마 그녀는 리즈와 베스의 선택을 누구보다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정상 뮤지컬 배우에서 이어가는 커리어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그리고 아이 출산. 

여배우로서 그녀가 겪어야 했을 두려움?, 어쩔 수 없는 공백기 등이 그녀가 지금껏 디바로 살아온 그 삶을 수없이 되돌아 봤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래서인지, 그녀가 선택에서 고민하고 그 선택에 답을 내릴 때 누구보다 고민하고 그 감정에 집중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프덴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는 'always starting over'인데요.

유튜브에 정선아 배우가 부르는 뮤직비디오가 있으니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해당 영상에서는 사실 이 넘버가 언제 어떻게 부르는 넘버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요.

(스포)

 

이 뮤지컬에서 리즈가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뒤,

늘 자신의 선택이 완벽하지 않았음을 탓해왔던 리즈가 가장 슬픈 선택의 결과 앞에서도 결국 그와의 사랑을 후회하지 않음을 부르는 노래 였다는 사실을 알고 극 중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수없는 선택을 마주하며 인생을 살아갑니다.

당장 내일 저녁을 무엇을 먹을까하는 작은 선택부터, 나의 진로, 앞으로의 미래 등 정말 셀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살아가는데요.

우리는 항상 맞는 선택을 하며 살아갈까요?

 

아뇨.

질문을 바꾸면, 인생에 정답이 있을까요?

 

모두가 알고 있든 정답은 없습니다.

두가지 중에 한가지를 선택해야 할 때, 그 결과에 정답이 있다고 하면 우리는 인생을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내가 선택한 답이 오답일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어떻게 살아갈 수가 있겠어요?

 

그런데 왜 우리는, 인생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갈까요?

더 나은 선택이라는게 늘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는 선택에 늘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에 대한 해답을 우연히 몇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그 예능 프로그램은 '엄마는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과거의 아이돌이었던 연예인이 지금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로서의 삶을 집중하며 살아가는데, 그러한 과거의 연예인들을 모아 아이돌을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제가 과거에 가장 좋아했던 여자 아이돌 '원더걸스'의 리더 '선예'가 나오는데요.

그녀는 당시 최정상이었던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의 리더였으나, 가정을 꾸리기 위해 24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서 캐나다로 떠나게 됩니다.'

당시 그녀의 팬으로서 그녀의 선택에 아쉬움이 남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응원했고 그녀의 삶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응원했었는데요.

 

어쨌든 그 프로그램에, 그녀의 스승인 박진영님이 정말 오랜만에 그녀와 함께 무대를 꾸밉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합니다. 

'삶의 모든 선택은, 선택하고 나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좋았던 선택인지 안좋았던 선택인지 하게 된다. 자기가 선택을 하고 난 뒤 좋은 선택으로 하기 위해 선예는 엄청난 노력을 했을 거다.'

 

우리는 선택을 하지만, 그 선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그 선택이 좋은 선택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 살아가야 합니다.

 

엘리자베스의 리즈도, 베스도 사실 그녀가 선택한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왔을 겁니다.

리즈는 사랑하는 그를 잃었지만, 이건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와 사랑하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예쁜 아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베스는 사랑을 더 이상 하지 못했고, 커리어를 열심히 쌓은 탓에 도시계획자로서 인정받는 멋진 커리어우먼이 되었죠.

 

이 삶에서 그녀들의 선택한 삶에서 후회되는 부분은 당연히 있을 것입니다.

리즈는 조쉬의 복귀를 막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고, 베스는 어쩌면 자기가 지운 아이를 늘 가슴에 품고 살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돌아갈 수도 없고, 그저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if, 선택하고

then , 그러면 우리는 행동해야 합니다.

 

뮤지컬 이프덴,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드는 뮤지컬이었습니다.

다음에 삼연으로 돌아오면 많은 분들이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